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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어떻게 살 것인가

by Nicole 2023. 10. 15.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2017년 호주에 다녀오고 나는 컴퓨터 공학 공부를 시작했다.

4학년이었지만, 내가 너무나 사랑했던 호주에 돌아가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직업역량이 필요했다.

Permanent residency 영주권을 따기에는 컴퓨터 공학 학위가 경영학 학위 보다는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몇년이 지나고, 코로나를 지나며 나는 한국에 녹아들었다.

특히, 코로나가 터졌을 때 내가 가장 가깝게 생각하는 부모님과 동생이 외국에 있었는데,

그때 나는 팬데믹 상황에서 가족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그 무게와,

내가 나고 자란 익숙한 공간에 가족이 없다는 것의 외로움을 뼈저리게 느꼈었다.

 

이를 계기로 나는 자연히 한국에서, 가족 주변에서 안정적으로.

부모님이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한국의 안정적인 금융회사에서 2년을 보냈다.

 


 

이번 2주 간의 터키-그리스 여행은 나에게는 큰 전환점이 되었는데,

내가 잊고 살았던 것들을 다시 기억하게 되었다.

세상이 얼마나 넓었는지,

세상에는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며,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는 어떻게 다른지.

서로가 서로의 가치관과 직업에 대해 가지는 존중은 어떠한 것인지.

 

여행 막바지에 만난 이스라엘 친구가 큰 인상을 주었다.

이스라엘 전쟁이 난 시점에 함께한 친구여서 더욱 그랬는데,

그 친구는 평화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나와 같은 나이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평화에 대한 책을 쓴 생각이 깊은 친구였다.

이스라엘에서 좋은 직업을 갖고 있었지만, 모두 버리고 1년째 여행을 하고 있었다.

나는 물질적인 것을 떠나 내 삶의 목표와 당위에 대해 그렇게 깊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던가?

그 친구에게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포기하는게 어려워, 네가 부러워. 라고 했다.

친구는 말했다, "나도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고, 쉬운 선택이 아니었어."

왜 몰랐을까?

그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나와 크게 다른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의 삶이 내 삶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돈.

돈과 명예, 사회적 지위. 중요하다.

그런데 나에게 이것들이 정말 최상위의 가치인가?

지금의 나에게는 아닌 것 같다.

남들이 원하는게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일말의 고민 없이 편하게 생각해왔지만,

나는 가진 것이 많지 않더라도,

인간으로서 세상의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고, 생각하고, 성숙한 '나'로 살아보고 싶다.

 

나는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과 자연을 보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누구든 그렇겠지만, 나는 그 기쁨을 더 크게 느끼는 사람인 것 같다.

한명한명과의 만남이 소중하고, 새로움이 너무 특별하다.

 

나는 다양성을 사랑한다.

다름을 보고, 많이 배우고 존중하고 싶으며,

나 또한 내가 누군지 알아가며 내 모습 그대로 살고 싶다.

 

사소하게는 내가 입고 싶은 옷도 입고 싶고,

내 타투를 가리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 살고 싶다.

사람들이 내 외모와 지위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코멘트하지 않는 곳에 살고 싶다.

 

내가 원하는 것을 온전히 알고 선택을 하고 싶고, 또 그에 대한 지지를 받고 싶다.

내 비즈니스도 아닌 남의 일을 하며 한 회사에 내 청춘을 바쳐 일하고,

누구에게도 밉보여서는 안된다는 anxiety에서 벗어나고 싶다.

가식적으로 살고 싶지 않다.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다.

더 큰 시장에서 성장하고 싶다.

성장의 잠재력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

내가 알지 못했던 세상이 이곳 밖에 있는게 확실하다.

아테네에서 만난 네덜란드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그는 우연한 계기로 베트남의 스타트업에서 초기 멤버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와 기술이 공존하는 런던, 스타트업의 성지인 이스라엘, 그리고 장기적 커리어의 종착지인 미국까지.

싱가폴과 홍콩도 좋다.

 

하물며 사소한 동기라도 나는 일년에 한달을 풀로 휴가를 쓰고,

워라밸을 포기하지 않아도 고연봉을 받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 돌아오자 마자 명절을 끼고 겨우 3-4일 휴가를 써서 2주 간의 휴가를 다녀올 수 있는 날을 찾는 내 모습이 너무 슬펐다.

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스킬을 다양한 장소,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하고 커리어를 개발하고 싶다.

지금의 직장은 한국에서 내게 돈과 명예를 줄 수 있지만,

영원히 나를 이곳에 발묶을 것이다.

 

물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게 무섭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노력을 지속한다면 뭘해도 잘 할 거라고.

실패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러한 도전 없이 나는 그냥 평범하고 단조로운 삶을 살게 될거라고.

 

단기적으로는 풀재택을 하며 일할 수 있는 외국 base 기업으로 이직하고자 한다.

CV 부터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코딩테스트와 포트폴리오 준비를 병행해야 한다.

 

1-2년 정도는 여행을 하며 일을 하고 싶다.

돈도 어느 정도 벌어야 하지만, 어느 정도는 타협하고, 내 엔지니어링 스킬을 늘릴 수 있는 일을 하며 견문을 넓히고 싶다.

 

이는 지금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가정이 생기고 아이를 갖게 된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더욱 시간이 지체된다면 나는 다시 이 생활에 젖어들어 안주하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내가 쌓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배경을 기반으로

관리자와 엔지니어로서의 역량을 모두 활용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나와 친한 동기가 해준 말이 있다.

 

 

Ten years from now,
Make sure you can say that you chose your life,
You didnt' settle for it.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커리어와 관련된 유투브 영상에서 본 코멘트도 기억하고 싶다.

 

Education is cheap,
Experience is expensive

 

작년 결심하고 이직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퇴근 후에 공부를 하고, 결심을 다지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였다.

 

이렇게 빨리 그 힘든 시기가 다시 올 줄은 몰랐는데,

나는 해야겠다.

나는 천천히 이 길로 오고 있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

이게 아무래도 난 것 같다.

 

아니라고, 나는 그냥 평범하게 남들처럼 사는게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더 큰 세상으로 꼭 나가야겠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궁금한 것은 다 해보고, 직접 부딪혀보고.

원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얻는 것이 나인 것 같다.

작년에 이직을 준비할 때보다 정보도 많이 없고,

self-doubt가 많은 여정이 되겠지만.

나는 해야 된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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